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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병장의 베트남전쟁과 남겨진 이야기들...

고 장한우 해병 베트남 전적지 방문 수기(제8부) 본문

참전수기/참전수기

고 장한우 해병 베트남 전적지 방문 수기(제8부)

Sergeant Lee 2013. 10. 21. 08:33

천자봉 장한우해병 베트남전적지 방문수기(제8부)  

 

 

後 靑龍의 월남수기 (8부)-아 투이호아 - 투이호아 여 ~ (2)

天子峰 

 

 

첫 전투 -- 중사 박중수


19시 30분.
매복대를 집합시키고 소대장님께 보고를 했다.
작전 지시와 주의사항이 하달되고 정해진 위치로 매복을 붙는다.

30분 정도 지나서 소대장님으로부터 분대장 집합 연락이왔다.

-- 전방 부락에서 불빛을 관측되었는데 누가 정찰을 다녀오라는 것이었다 --

내가 지원했다.
조장 신호식,사수 일병 박종철,소총수 일병 함희선,무전병등 4명을 대동했다.

매복 지점에서 1 키로 전진하니 불빛이 사라지며 가게로 사용하는 집한채가 있었다.
1시간 30분쯤 숨죽인 매복 상태로 기다리는데
적이 나타났다는 신호가 왔다.

신호를 받고 동쪽을 보니 ~ 앞에 2명의 첨병이서고 ~ 
15미터 후방에 50여명 ~ 그뒤 20미터 뒤에 60여명의 적이오고있었다.

5명의 우리에 비해 적의 수가 너무 많았다.
순간 적으로 ~ 적을 통과시켜 후미에서 공격을 하기로 하였다.



적의 후미가 10야드 정도 우리를 지나갔을때 사격을 개시했다.

갑자기 공격을 받은 적은 잠시 멈칫 하더니 ~ 우리가 숫자가 적은것을 알았는지
호루라기를 불고 ~ 고함을 지르며 ~ 반격을 해왔다.

5분간 치열한 총격전을 벌였다.
숫자가 절대 적어 불리함을 깨닫고 ~ 통신병을 불러 무전을 열었다.
소대장님과 중대장님께 지원을 요청했다.

그때 수류탄이 날아들었다. 
흙을 뒤집어 쓰고 나가 떨어졌다.
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제 자리로 기어왔다.
대원한명이 총을 맞았다고 소리친다.

2분후 - 또 한명의 대원이 총이 고장났다고 고함을 지른다.
적의 공격은 소나기 처럼 요란해지고 거리는 점점 가까워진다.

진퇴양난 이었다.

수류탄을 던졌다.
총알 20발이 든 탄창 한개만 남았다.
절망적이었다.

순간적으로 고향의 어머님이 떠올랐다.
다시 수류탄을 던졌다.



그떄 무전병이 ~ 소대장님이 총탄을 뚫고 오신다고 소리질렀다.
갑자기 힘이 솟았다.
다시 총을 잡고 방아쇠를 당겼다.

소대장님의 지원대의 총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
적의 수류탄이 또 날아들었다.

소대장님을 부르며 나가 떨어졌다.

--- 선임하사관 --  !!

소대장님 목소리였다.

나는 소대장을 힘껏 부르면서 소대장님을 껴안았다.

--- 소대장님 --- 나는 어린애 처럼 울었다.

-- 이제 전대원이 왔으니 안심하시오 -- 소대장님의 목소리가 또렸이 들렸다.

날이 밝았다 ~ 5명이 백명을 무리쳤다 ~ 천명이라도 물리칠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.

우리는 점점 전쟁을 배워갔다.



묵 념.

투이호아 청룡 본부 자리에 서서 묵념부터 올렸다.

"드디어 밤은 절명한다.

그렇다.

밤은 죽지 않으면 다시 살아날수 없다.

往生 하라 ~ 死者여 --- "

이형기의 시 한절로
투이호아 청룡 본부 자리에 서서 묵념부터 올렸다.


(여단 본부 옆 긴 모래 밭이 - 반투이강과 다뇽강이 합쳐 바다로 가는곳 - 멀리 안개속의 혼바산)

부모 형제를 머나먼 조국 고향에 두고
낯설고 ~ 말설은 
뜨거운 월남 전선에 와서

지형과 언어와 정보에 어두운 채로
다그치며 하달되는 명령에 따르다

옆의 전우가 피를 쏟으며 쓰러져 갈때
청룡 선배님들의 심정이 어떠했으랴 ~ !!



월남전에 관한한 ~ 많은 공부를 하고 왔건만

아직 익숙치 못한 월남 전선
첫 ~ 대규모 전투에서 수 많은 사상자의 기록으로
슬픔의 땅인 투이호아 ~ 넓은 뜰에 서니

아무 ~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읍니다.



시와 그림이 소리 없이도
우리 영혼에 충격을 주듯이 ---

춤과 음악이 설명 없이도
우리 감정을 움직이듯이 ---

뜨거운 전우 ~ 하물며 청룡이 적탄에 쓰러지며는
영원한 전우 ~ 하물며 해병이 부비츄랩에 찢어지며는

두려움과 망설임은 
분노와 용기로 변해

내 생명 내 영혼을 하늘에 맡기고
오직 
전우의 한을 풀어 주고자

낯설은 땅 ~ 적탄을 무서워 않고 달려 나갔다 ~ 고 ~ 회상하신다.



격전의 그날들이
後 靑龍의 가슴에 뜨거운 응어리로 용솟음 쳐와
묵념을 마치고도

홍윤숙에 한강을 빌어  한참을 자문 자답하였다.

"그 처럼 한 시대의 어두운 암벽을 기어오르며
날마다 비에 젖던 생애의 아침들을
실어내고 실어오던 그 강가에 서서

물에 어린 그림자도 아름다운 
한 그루 미루 나무로 서서
잠시 흘러가는 강물 따라
흐르는 강물이 되어보는 넉넉함을
이제는 우리에게 허락해도 되겠읍니까?

무성한 가지며 잎을 흔드는
아직은 드센 하늬 바람 서북풍을
오늘은 한소절 음악으로 들어도 되게읍니까?

어느날 우리 ~ 이 강 기슭에 
아름 다운 목숨 받아
수난과 수련의 짙 푸른 미루 나무로 자란 ~ 서러운 내력을
이제는 자랑하고 떠들어도 되겠읍니까? 

~ ~ ~ ~ 
~ ~ ~ ~ "


(그 시절의 맥주병이 진한 향수를 확 불러 왔다)

전우여 잘 자라 !!

돌아갈 그날까지 하지 않기를 
바램하고
소원하며
간구했던

전우여 잘 자라 !!

그 아리도록 슬픈 기도를

수없이 되풀이하셨다는 --

아 - 투이호아 - 투이호아 !!


(그때 그 자리 -- 지금은 베트남 군 부대가 일부 있다)

"저 편 기슭에서 나를 부른다
하지만 나는 이미
응답할수 없었다.

나의 음성은
내면으로 되돌아 오고
어쩔수 없이 나도 
흔들리고 있었다" ~ 나는 박목월님의 싯귀를 계속 중얼 거렸다.


(단하나 남은 ~ 흔적 ---- )

누가 말했나 ???

인간의 상상력은 유한한 시간의 흐름을 벗어나
과거와 미래의 영역으로 무한한 이동이 가능하다 --- 고 --

섭씨 수십도 ~ 질퍽한 바람이 부는 
여기 투이호아에 서서 ~ 과거와 미래를 함께 붙잡았다.



수많은 상처가 나고 나서
서럽도록 슬픈 일들이 있고 나서

지휘관들의 ~ 명령과 강요와 다그침은 ~ 이해와 관용과 여유로 부하를 아끼고

병사들의 ~ 복종과 체념과 무관심은 ~ 인내와 적응력으로

생환 능력의 극대화를 지향하던 청룡 1진 선배님들의
뜨거운 과거의 시간을

미래의 영원한 영역으로 자리 잡아 드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북 받쳐 왔읍니다.



"비단 오백년 종이 천년을 증명하듯
우리 한지에 쪽물을 들인 감지는 천년을 견딘 다는데
그 종이위에 금니 은니로 우리 사랑의 시를 남긴다면
눈맑은 사람아
그대 천년 뒤에도 이 사랑 기억 할 것인가"

정일근의 감지를 외우듯
님들의 아우성을 외우고 또 외웠다.


(츄라이로 이동하기전 ~ 후송 군창 앞 전적비 앞의 이장원 선배님)

"靑山이 그 무릎아래 지란을 기르듯
~ ~ ~ ~ ~ ~
목숨이 가다 가다 농울쳐 흐르거든
오후의 때가 오거든
내외들이여 그대들도
더러는 앉고
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

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
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"

무등을 보며  ~ 한토막을 중얼 거리며

부끄럼 없이 ~ 살아 가야한다고
어려워도 ~ 마음 푸근히 살아야 한다고 

그러면서 -- 돌아섰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