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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병장의 베트남전쟁과 남겨진 이야기들...

(제12부)장한우 해병 베트남전적지 방문수기 본문

참전수기/참전수기

(제12부)장한우 해병 베트남전적지 방문수기

Sergeant Lee 2013. 10. 31. 08:19

천자봉 장한우 해병 베트남전적지 방문수기(제12부)  

 

 

後 靑龍의 월남수기- (12부)- 전선의 달밤.

天子峰 

 

 

해병 269기 ~ 나 천자봉도 ~ 
해병 414기 ~ 그 해병혼도 ~ 어쩔수 없는 인간인가.

시련의 땅 ~ 투이호아를 지날때 ~ 그렇게 마음이 무겁더니
응전의 땅 ~ 츄라이를 벗어나며 ~ 마음이 좀 가벼워 졌다.

길고 긴 ~ 1번 국도가 ~ 츄라이를 벗어나 ~ 다낭이 가까워지며
군데 군데 ~ 포장이 끊기고 ~ 차는 털털거리기 시작한다.



그나마 ~ 월남전때 휴양의 도시였던 다낭으로 가까워 오니
그제야 ~ 길가의 상점에 들려 베트남 음료수로 목을 축인다.



그제서야 ~ 긴장을 좀 풀고 ~ 가이드 이남원님의 구수한 입담에
해병혼의 걸진 해설을 들으며 ~ 훠이 훠이 ~ 1번 국도를 올라간다.

츄라이를 벗어나는 길가에 ~ 그 옛날의 츄라이 비행장이
지금은 베트남 군사기지로 ~ 그나마 ~ 남아있다.



이때쯤에 ~ 이인호 대위를 잃으면서 ~ 청룡부대에는

특공중대 ~ 후에 해병 수색중대의 근간을 이루는 특공중대가 만들어 져서
언제나 5분 대기로 ~ 상황이 붙으면 출동하곤 했다고

특공 중대 ~ 181기 정기효 선배님은 알려 주신다.

6.26때 쓰던 엠원(M-1) 구식 병기를 
엠 십육(M-16) 신식 병기로 대체된것도 이즈음이다.



긴장과 막연한 두려움 ~ 그리고 불 분명한 미래와 지독한 향수.
전선의 딜레마를 풀어주는것은 ~ 그나마 ~ 조국의 몫이었다.

스릴속의 여유 ~ !!

월남 스키 부대 ~ 그 가공할 구라에 ~ 뜨거운 1번 국도가 지루하지않다.

하여간 월남 전선에서 가장 용맹을 떨치고
한명의 전사자도 없으며
영화같은 특수 작전을 수없이 치뤄낸 부대가 ~ 월남 스키 부대라 ~ 한다.

그 ~ 전설의 스키 부대는

맹호 스키 부대 ~ !!
백마 스키 부대 ~ !!

청룡 스키부대 간에 긴밀한 유대를맺으며 ~ 특히 ~ 밤에 강했다 ~ 고 하신다.



좌우간에 ~ 고국에서 위문을 온 여자 연예인들이
월남 스키 부대가 ~ 달라고 하면 전부 주었다 한다.

따뜻한 마음 ~ 정다운 손길 ~ 심지어
여자 속옷을 지니면 ~ 죽지않는다 하여
수십장의 속옷을 사다가 ~ 용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한다.



언젠가 ~ 월남을 다녀온 내 또래 여자 연예인에게
월남 스키 부대가 달라고 하면 ~ 정말 ~ 다 주었냐고 
짖궂게 세세히 물어보니
알듯 모를듯한 대답을 하고 사라진다.

월남이 ~ 눈이 오지않는 나라인데 ~ 스키 부대가 어디있느냐 ~ 고
참 ~ 너무 순진 하다고 ~ 웃더니 ~ 그냥 가버린다.


(츄라이 전선의  청룡 ~ 울산의 권용학 선배님)

"어여쁜 소녀 ~ 날 찾거든
전선으로 떠났다 ~ 말 전해 주오.

남긴 말 없느냐 ~ 묻거든
아무말 없이 떠났다 ~ 말 전해 주오

그녀의 눈에 ~ 눔물이 맺히거든
그도 울며 떠났다 ~ 말 전해 주오"


(호이안의 212기 우태성 선배님)

"술아 ~ 원망 말아라.

나는 조국을 지키는 병사가되었고
나는 자유를 지키는 청룡이 되었다"




지천으로 널린 야자수와 과일나무 ~ 그러면서도
과일을 파는 가게가 많다는것이 참 ~ 신기하다.

집집마다 야자수 나무가 있는데도 ~ 또 야자수를 판다.



도대체 이나라가 얼마나 긴가 --- ???

츄라이를 벗어나 몇시간을 왔는데도 아직 멀었단다.
그러니까 ~ 사이공 저밑에서 ~ 하노이 위 북쪽 까지
나라의 길이가 장장 ~ 2,300 키로다.

우리나라 ~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~ 3천리 금수강산 
그러니까 ~ 우리나라 보다 길이로 치면 두배나 길고 길다.



이렇게 지루한 길에는 ~ 가공할 무용담을 듣는게 최상책이다.

"키우 대통령과 키 수상이 짜빈동 전투후 격려차 청룡부대를 방문했을 때 
"한국 해병대는 태권도를 잘하여 상대방 갈빗대를 부러뜨려 버린다는데 사실이냐"라고 물었다. 

청룡부대 여단 작전참모 오윤진 중령은 "사실이다.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"라고 대답한 후 
인지와 중지를 내밀어 굽히면서 "이 손가락으로 눈알도 쑤셔 뽑는다"고 대답했다. 

대통령과 수상은 오윤진 중령의 대답에 경악했다.



이것으로 마쳤으면 탈이 없었는데 비슷한 발언이 
주월한국군사령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도 나왔다. 

한 외신기자가 "한국군은 총검술이 아닌 태권도로 육박전을 한다는데 사실이냐"라고 물었다. 

이 자리에서 짜빈동의 영웅 ~ 정경진 11중대장과 동행했던 
청룡부대 여단 상황장교 이 모 대위가 ~ 오윤진 중령과 똑같은 포즈를 취하면서 

"우리는 육박전때 이 두 손가락으로 눈알을 빼버린다"고 대답했다. 

외신기자들이 경악했음은 물론이다. 

당시 주월한국군사령관 채명신 장군은 

"한국군이 잘 싸우지만 적들에게 지나치게 잔인하다"는 소문을 걱정하고 있던 터였다. 

육군 출신인 채명신 중장은 해병대 장교들에게 
"잔인하다는 소문이 도는 마당에 그런 식의 답변은 조금 지나친 것 같다"고 주의를 줬다. 



나중에 짜빈동의 전설 ~ 11중대장 정경진 대위가 국내에 돌아왔을 때 
국방부 장관이 정경진 대위를 만났다. 

이 자리에서도  "눈알을 빼버린다"는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. 

해병대 출신 국방장관이었던 김성은 장관은 

"아무 문제없어 ~ 죽기 아니면 살긴데 까짓것 눈알이 아니고 불알을 빼버리면 어때!"~  라면서 

해병대 후배들을 칭찬했다고 한다"



해병대 ~ 도대체 유별난 단체 ~ !!
세파에 찌들려 살다가도 ~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것은 

참 ~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.

지휘관인 장교들의 입담이 그러했을진대
월남을 다녀온 선배님들 밑에서 군 생활을 한 ~ 
그것도 파월 출신 사고자 선배님들 모신 ~ 

천자봉의 구라가 쎌수 밖에 더 있는가 ~ !!

그런 저런 구라를 듣자 보니 ~ 그나마 포장 도로가 끝났다 ~ 이어졌다 한다.



청룡의 이름으로 월남 전선을 누빈 기간이 6년이나 된다.

그 ~ 많은 세월에 선배님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
그 ~ 얼마나 넘치고 ~ 흘러 넘치는가.

아픔의 전쟁터에 ~ 고통을 견뎌줄 ~ 추억 만들기 무용담은 끝이없다.

"추억이라 써 놓고 보나
글제가 너무나 데리킷하게 되었다.
아무튼 지나간 날들이요
만화적이나마 잊혀짖 않는 
그리운 날들이다" 

상허 이태준님에 추억 산문 첫 줄이 떠올라랐다.



아리랑 선배님,왕자식당 선배님,강영근 선배님,그리고 백령도의 박춘병 선임하사님
우태성 선배님,우주인 선배님,베리아 선배님,박순갑 선배님 ----

무언의 성원을 보내주시고 계신
여러 선배님들의 추억을 대신 더듬으며

호이안을 우측으로 두고 ~ 다낭 ~ 그 ~ 화려한 항구를 향해 계속 올라간다.



누가 그랬던가 ~ ?

역사란 아름다운 인류의 강물이라고 ---
좀더 정확하고 
좀더 구체적이고
좀더 아름다운 기록을 위해 우리가 부단히 노력 해야 한다 ~ 고 ---

누가 그랬던가 ~ ?

인류의 귀중한 깨달음이나 
중요한 통찰도 결국은 기록이라는 역사를 통해 얻어 진다 ~ 고 --



그렇다면 ~ 월남 전을 통해
인류가 깨달은 귀중함은 무엇이고
인류가 느낀 중요한 통찰은 무엇인가 ~ ~ ~ ~ 

늦은 ~ 점심을 먹기로 한 ~ 다낭 항이, 
멀리 다낭항이 다가오는데

끝 간데 없는 번민이 갑자기 밀려왔다.



지금 내가 지나는 1번 국도 양 옆은 ~ 사철 푸른 논이다.
3모작이 익어가는 ~ 쌀 수확량 세계 3위의 ~ 천혜의 땅.

그러나 ~ 그 시절엔 ~ 
1번 국도 양옆이 거의 황토빛 날리는 ~ 황무지 였다 ~ 고 한다.

다시는 이 땅에 ~ 
언제나 이 땅에 ~ 늘 푸른 3모작의 평화와 행복이 있기를 간구하였다.




하이얀 아오자이를 입고 
시원하게 오토바이를 타는 남국의 여인들.

바람에 휘갈려 날리는 까맣고 긴 머리카락 사이로
살짝 살짝 들어나는 가는 허리 ~ 그 ~ 밑으로 이어지는 현란한 곡선.

묘한 설레임으로 다가오던 ---

이 세상 모든 정기를 빨아 들일것 같은 ~ 깊은 눈동자.

그들의 앞날에 ~ 
무한 전쟁을 이겨낸 그들의 앞날에 ~ 

이제는 무한 행복의 날이 계속 되기를 
고픈 배를 참으며 기도함을 잊지 않았다.



호치민과 하노이에는 ~ 
AD 39년 부터 43년까지 베트남의 왕으로 군림했던 ~ 
쯩 짝과 쯩 니라 자매를 기리는 ~ 쯩 거리~ 가 있다.

베트남을 최초로 침략했던 중국 한나라에 맞서
베트남 국민을 동원하여 65개 성을 빼앗으며
위대한 지도자로 남아있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들으며



베트남의 여인들이 ~ 이제는 

영원히 자유인이기를 

다낭 항을 깊이 접어 들때까지 기원해 마지않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