첫 전투 -- 중사 박중수
19시 30분. 매복대를 집합시키고 소대장님께 보고를 했다. 작전 지시와 주의사항이 하달되고 정해진 위치로 매복을 붙는다.
30분 정도 지나서 소대장님으로부터 분대장 집합 연락이왔다.
-- 전방 부락에서 불빛을 관측되었는데 누가 정찰을 다녀오라는 것이었다 --
내가 지원했다. 조장 신호식,사수 일병 박종철,소총수 일병 함희선,무전병등 4명을 대동했다.
매복 지점에서 1 키로 전진하니 불빛이 사라지며 가게로 사용하는 집한채가 있었다. 1시간 30분쯤 숨죽인 매복 상태로 기다리는데 적이 나타났다는 신호가 왔다.
신호를 받고 동쪽을 보니 ~ 앞에 2명의 첨병이서고 ~ 15미터 후방에 50여명 ~ 그뒤 20미터 뒤에 60여명의 적이오고있었다.
5명의 우리에 비해 적의 수가 너무 많았다. 순간 적으로 ~ 적을 통과시켜 후미에서 공격을 하기로 하였다.
적의 후미가 10야드 정도 우리를 지나갔을때 사격을 개시했다.
갑자기 공격을 받은 적은 잠시 멈칫 하더니 ~ 우리가 숫자가 적은것을 알았는지 호루라기를 불고 ~ 고함을 지르며 ~ 반격을 해왔다.
5분간 치열한 총격전을 벌였다. 숫자가 절대 적어 불리함을 깨닫고 ~ 통신병을 불러 무전을 열었다. 소대장님과 중대장님께 지원을 요청했다.
그때 수류탄이 날아들었다. 흙을 뒤집어 쓰고 나가 떨어졌다.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제 자리로 기어왔다. 대원한명이 총을 맞았다고 소리친다.
2분후 - 또 한명의 대원이 총이 고장났다고 고함을 지른다. 적의 공격은 소나기 처럼 요란해지고 거리는 점점 가까워진다.
진퇴양난 이었다.
수류탄을 던졌다. 총알 20발이 든 탄창 한개만 남았다. 절망적이었다.
순간적으로 고향의 어머님이 떠올랐다. 다시 수류탄을 던졌다.
그떄 무전병이 ~ 소대장님이 총탄을 뚫고 오신다고 소리질렀다. 갑자기 힘이 솟았다. 다시 총을 잡고 방아쇠를 당겼다.
소대장님의 지원대의 총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적의 수류탄이 또 날아들었다.
소대장님을 부르며 나가 떨어졌다.
--- 선임하사관 -- !!
소대장님 목소리였다.
나는 소대장을 힘껏 부르면서 소대장님을 껴안았다.
--- 소대장님 --- 나는 어린애 처럼 울었다.
-- 이제 전대원이 왔으니 안심하시오 -- 소대장님의 목소리가 또렸이 들렸다.
날이 밝았다 ~ 5명이 백명을 무리쳤다 ~ 천명이라도 물리칠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.
우리는 점점 전쟁을 배워갔다.
묵 념.
투이호아 청룡 본부 자리에 서서 묵념부터 올렸다.
"드디어 밤은 절명한다.
그렇다.
밤은 죽지 않으면 다시 살아날수 없다.
往生 하라 ~ 死者여 --- "
이형기의 시 한절로 투이호아 청룡 본부 자리에 서서 묵념부터 올렸다.
(여단 본부 옆 긴 모래 밭이 - 반투이강과 다뇽강이 합쳐 바다로 가는곳 - 멀리 안개속의 혼바산)
부모 형제를 머나먼 조국 고향에 두고 낯설고 ~ 말설은 뜨거운 월남 전선에 와서
지형과 언어와 정보에 어두운 채로 다그치며 하달되는 명령에 따르다
옆의 전우가 피를 쏟으며 쓰러져 갈때 청룡 선배님들의 심정이 어떠했으랴 ~ !!
월남전에 관한한 ~ 많은 공부를 하고 왔건만
아직 익숙치 못한 월남 전선 첫 ~ 대규모 전투에서 수 많은 사상자의 기록으로 슬픔의 땅인 투이호아 ~ 넓은 뜰에 서니
아무 ~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읍니다.
시와 그림이 소리 없이도 우리 영혼에 충격을 주듯이 ---
춤과 음악이 설명 없이도 우리 감정을 움직이듯이 ---
뜨거운 전우 ~ 하물며 청룡이 적탄에 쓰러지며는 영원한 전우 ~ 하물며 해병이 부비츄랩에 찢어지며는
두려움과 망설임은 분노와 용기로 변해
내 생명 내 영혼을 하늘에 맡기고 오직 전우의 한을 풀어 주고자
낯설은 땅 ~ 적탄을 무서워 않고 달려 나갔다 ~ 고 ~ 회상하신다.
격전의 그날들이 後 靑龍의 가슴에 뜨거운 응어리로 용솟음 쳐와 묵념을 마치고도
홍윤숙에 한강을 빌어 한참을 자문 자답하였다.
"그 처럼 한 시대의 어두운 암벽을 기어오르며 날마다 비에 젖던 생애의 아침들을 실어내고 실어오던 그 강가에 서서
물에 어린 그림자도 아름다운 한 그루 미루 나무로 서서 잠시 흘러가는 강물 따라 흐르는 강물이 되어보는 넉넉함을 이제는 우리에게 허락해도 되겠읍니까?
무성한 가지며 잎을 흔드는 아직은 드센 하늬 바람 서북풍을 오늘은 한소절 음악으로 들어도 되게읍니까?
어느날 우리 ~ 이 강 기슭에 아름 다운 목숨 받아 수난과 수련의 짙 푸른 미루 나무로 자란 ~ 서러운 내력을 이제는 자랑하고 떠들어도 되겠읍니까?
~ ~ ~ ~ ~ ~ ~ ~ "
(그 시절의 맥주병이 진한 향수를 확 불러 왔다)
전우여 잘 자라 !!
돌아갈 그날까지 하지 않기를 바램하고 소원하며 간구했던
전우여 잘 자라 !!
그 아리도록 슬픈 기도를
수없이 되풀이하셨다는 --
아 - 투이호아 - 투이호아 !!
(그때 그 자리 -- 지금은 베트남 군 부대가 일부 있다)
"저 편 기슭에서 나를 부른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응답할수 없었다.
나의 음성은 내면으로 되돌아 오고 어쩔수 없이 나도 흔들리고 있었다" ~ 나는 박목월님의 싯귀를 계속 중얼 거렸다.
(단하나 남은 ~ 흔적 ---- )
누가 말했나 ???
인간의 상상력은 유한한 시간의 흐름을 벗어나 과거와 미래의 영역으로 무한한 이동이 가능하다 --- 고 --
섭씨 수십도 ~ 질퍽한 바람이 부는 여기 투이호아에 서서 ~ 과거와 미래를 함께 붙잡았다.
수많은 상처가 나고 나서 서럽도록 슬픈 일들이 있고 나서
지휘관들의 ~ 명령과 강요와 다그침은 ~ 이해와 관용과 여유로 부하를 아끼고
병사들의 ~ 복종과 체념과 무관심은 ~ 인내와 적응력으로
생환 능력의 극대화를 지향하던 청룡 1진 선배님들의 뜨거운 과거의 시간을
미래의 영원한 영역으로 자리 잡아 드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북 받쳐 왔읍니다.
"비단 오백년 종이 천년을 증명하듯 우리 한지에 쪽물을 들인 감지는 천년을 견딘 다는데 그 종이위에 금니 은니로 우리 사랑의 시를 남긴다면 눈맑은 사람아 그대 천년 뒤에도 이 사랑 기억 할 것인가"
정일근의 감지를 외우듯 님들의 아우성을 외우고 또 외웠다.
(츄라이로 이동하기전 ~ 후송 군창 앞 전적비 앞의 이장원 선배님)
"靑山이 그 무릎아래 지란을 기르듯 ~ ~ ~ ~ ~ ~ 목숨이 가다 가다 농울쳐 흐르거든 오후의 때가 오거든 내외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
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"
무등을 보며 ~ 한토막을 중얼 거리며
부끄럼 없이 ~ 살아 가야한다고 어려워도 ~ 마음 푸근히 살아야 한다고
그러면서 -- 돌아섰다. |